길고 길었던 산재 치료가 드디어 끝났는데, 막상 사회로 돌아오려니 막막하신가요? 치료받는 동안은 휴업급여로 버텼지만, 이제 당장 다음 달 생계가 걱정되는 상황. 회사에 다시 돌아가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새로운 일을 바로 시작할 자신도 없으시죠. 이럴 때 많은 분이 ‘산재 끝났으니 실업급여라도 받아야겠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신청하려니 ‘나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앞섭니다. 복잡한 서류와 법률 용어 앞에서 지레 포기하는 분들도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딱 3가지만 확인하면 내가 대상이 되는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산재 후 실업급여 핵심 요약
- 산재 요양(치료)이 완전히 끝난 ‘요양 종결’ 이후에 퇴사해야 합니다.
- 산재 후유증으로 이전 업무 수행이 불가능하다는 의사 소견 등 ‘비자발적 퇴사’ 사유가 있어야 합니다.
- 퇴사일 이전 18개월 동안 고용보험 피보험 단위기간이 180일 이상이어야 합니다.
자가 진단 첫 번째 퇴사 시점 확인하기
산재 후 실업급여 수급 자격을 따질 때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원칙은 바로 ‘퇴사 시점’입니다. 많은 분이 이 첫 단추를 잘못 끼워 안타깝게 수급 자격을 놓치곤 합니다. 핵심은 산업재해 보상 보험법에 따른 ‘휴업급여’와 고용보험법에 따른 ‘실업급여(구직급여)’는 동시에 받을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재 승인을 받고 치료받는 기간을 ‘요양기간’이라고 합니다. 이 기간에는 일을 하지 못해 발생하는 소득 감소분을 보전해주는 휴업급여를 받게 됩니다. 만약 이 요양기간 중에 퇴사 처리가 된다면, 실업급여 수급 자격 심사에서 ‘취업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퇴사’한 것으로 판단되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습니다. 실업급여는 ‘근로 의사와 능력이 있음에도 취업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급되기 때문입니다.
요양 종결일 이후 퇴사는 필수
따라서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은 의사로부터 더 이상 치료가 필요 없다는 ‘요양 종결’ 판정을 받은 날짜 이후에 퇴사하는 것입니다. 회사에 요청하여 이직확인서에 기재되는 퇴사일(상실일)이 반드시 요양 종결일 이후가 되도록 조율해야 합니다. 이 순서만 지켜도 가장 큰 걸림돌 하나를 해결하는 셈입니다.
자가 진단 두 번째 비자발적 퇴사 사유인지 따져보기
실업급여는 기본적으로 권고사직, 해고, 계약만료 등 비자발적 퇴사자에게 주어집니다. 스스로 사직서를 제출하는 ‘자발적 퇴사’는 원칙적으로 대상이 아닙니다. 하지만 산재를 겪은 근로자의 경우는 다릅니다. 비록 내 손으로 사직서를 썼더라도, 그 이유가 산재로 인한 것이라면 비자발적 퇴사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이를 ‘질병으로 인한 퇴사’의 한 형태로 보며, 몇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 업무 수행의 곤란 산재로 인한 후유증이나 신체적 제약 때문에 기존에 수행하던 업무를 계속하기 어렵다는 점이 객관적으로 입증되어야 합니다.
- 회사의 배려 노력 부재 회사 측에 가벼운 다른 업무로 전환해달라고 요청했으나, 회사 사정상 직무 전환이 불가능하거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경우여야 합니다.
- 의학적 소견 ‘산재 후유증으로 인해 기존 업무 수행이 곤란하다’는 내용이 담긴 의사의 진단서나 소견서가 결정적인 증빙 자료가 됩니다.
따라서 퇴사 전에 회사 측과 업무 조정에 대해 충분히 논의한 기록을 남겨두고, 치료받은 병원에서 관련 내용이 명시된 소견서를 반드시 발급받아 두는 것이 현명합니다.
자가 진단 세 번째 실업급여 기본 수급자격 충족 여부 점검
위의 두 가지 산재 관련 특수 조건을 만족했다면, 이제 마지막으로 일반적인 실업급여 수급 조건을 충족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는 산재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신청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기준입니다.
구분 |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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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험 가입 기간 | 퇴사일(이직일) 이전 18개월 동안 피보험 단위기간이 총 180일 이상이어야 합니다. 피보험 단위기간은 유급으로 처리된 날을 의미하며, 보통 주 5일 근무자는 1주에 5일, 주 6일 근무자는 6일로 계산됩니다. 자신의 고용보험 가입이력은 고용24 웹사이트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근로 의사 및 능력 | 요양은 종결되었지만, 적극적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구할 의사와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능력’이란, 이전과 똑같은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는 다른 일이라도 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
재취업 노력 | 실업인정을 받는 기간 동안 워크넷 등을 통해 구직활동을 하는 등 재취업을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해야 합니다. |
이 세 가지 자가 진단법을 통해 자신의 상황을 점검해 보세요. 조건에 해당한다면 주저하지 말고 신청 절차를 밟아 생계 안정을 위한 최소한의 권리를 찾으시길 바랍니다. 만약 과정이 복잡하게 느껴지거나 회사 측의 비협조로 이직확인서 처리 등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가까운 고용센터에 방문하여 상담을 받거나 산재 전문 노무사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산재 후의 삶이 막막하게 느껴지겠지만, 고용보험과 같은 사회안전망을 통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