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나라 살림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내가 낸 세금이 정말 필요한 곳에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지 궁금했던 적 없으신가요? 공공기관의 예산 낭비나 부실 경영 뉴스를 접할 때면 답답함을 느끼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이 모든 문제의 중심에는 바로 ‘공공부문 회계’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기업의 재무 상태를 투명하게 보여주는 재무회계처럼, 공공부문 회계 역시 국가 재정의 건전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척도입니다. 최근 한국회계학회를 중심으로 공공부문 회계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공공부문 회계 투명성, 4가지 핵심 열쇠
- 국가 재정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발생주의 회계 원칙의 전면적인 도입과 정착
-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하고 독립적인 외부 회계감사 체계를 구축하여 회계부정을 사전에 방지
-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회계정보시스템(AIS)으로의 전환
- 공공부문 회계 전문가 양성을 위한 회계학 교육 커리큘럼 강화 및 전문 자격증 소지자(CPA, CTA) 채용 확대
발생주의 회계, 왜 중요할까
아직도 많은 공공기관이 현금의 수입과 지출만을 기록하는 현금주의 회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당장 눈에 보이는 돈의 흐름만 보여줄 뿐, 미래에 갚아야 할 부채나 받을 권리가 있는 자산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반면, 발생주의 회계는 경제적 사건이 발생한 시점에 거래를 인식하는 회계원리에 따라 작성되어 국가의 재무 상태를 훨씬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해줍니다. 한국회계학회는 학술대회 및 심포지엄을 통해 국제회계기준(IFRS)과 같은 선진 회계기준을 공공부문에 적용하는 방안을 꾸준히 논의하며, 정부회계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정부의 재무제표 신뢰성을 높여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 구분 | 현금주의 회계 | 발생주의 회계 |
|---|---|---|
| 인식 시점 | 현금이 들어오고 나갈 때 | 거래나 사건이 발생했을 때 |
| 장점 | 이해하기 쉽고 간단함 | 정확한 재무 상태 및 운영 성과 파악 가능 |
| 단점 | 미래 채무, 자산 등 재정 상태 왜곡 가능 | 상대적으로 복잡하고 전문성 요구 |
내부통제와 회계감사, 투명성의 파수꾼
투명한 회계는 단순히 제도를 바꾸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조직 내부의 부정과 오류를 막는 강력한 ‘내부통제’ 시스템과 이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독립적인 ‘회계감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최근 일부 공공기관에서 발생한 회계부정 사건들은 내부통제의 부재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지 보여주었습니다. 한국회계학회는 기업지배구조 개선 논의와 더불어 공공기관의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정책을 제언하고 있습니다. 특히 금융감독원, 한국공인회계사회와의 산학협력을 통해 회계감리 제도를 강화하고, 감사인의 독립성을 보장하여 회계정보의 품질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는 회계정보 이용자인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핵심 과제입니다.
데이터분석과 인공지능, 회계의 미래를 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회계 시스템도 진화해야 합니다. 방대한 재정 데이터를 수작업으로 처리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는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AI)과 같은 신기술을 회계정보시스템(AIS)에 접목하여 재정 운영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극대화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AI 기반 시스템은 비정상적인 지출 패턴을 실시간으로 감지하여 예산 낭비를 막고, XBRL(eXtensible Business Reporting Language)과 같은 표준화된 보고 체계는 정보의 비교 가능성을 높여줍니다. 한국회계학회는 뉴스레터와 학회 행사를 통해 블록체인회계, 가상자산회계 등 새로운 회계 이슈를 소개하고, 더존, SAP과 같은 회계프로그램 개발사와의 협력을 통해 차세대 공공회계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연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회계 전문가 양성, 교육에서 답을 찾다
아무리 좋은 제도와 시스템을 갖추더라도 이를 운영할 전문가가 없다면 무용지물입니다. 공공부문 회계 투명성 강화의 마지막 열쇠는 바로 회계 전문 인력 양성에 있습니다. 이를 위해 대학의 회계학과 커리큘럼부터 중급회계, 고급회계, 원가회계 등 실무 중심의 회계학 교육을 강화해야 합니다. 또한, 공인회계사(CPA), 세무사(CTA) 등 회계 자격증을 소지한 전문가들이 공공부문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채용을 확대하고 경력 개발 경로를 제공해야 합니다. 한국회계학회는 KCI 등재지인 ‘회계학연구’와 같은 권위 있는 학술지를 통해 회계학석사, 회계학박사 과정 학생들의 연구를 장려하고, 논문투고 및 심사 과정을 통해 미래 회계 전문가들의 연구윤리 의식을 고취하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이 모여 공공부문의 회계 전문성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입니다.